지난해 순이익 3조원, 역대 두번째 호실적
정상적 이익규모 복귀, 4분기도 어닝서프라이즈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가 지난해 호실적을 냈다. 이를 발판으로 밸류업에 속도도 내고 있다. 비과세 배당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밸류업 정책에 대해 살펴봤다. ◇비이자이익 개선과 충당금비용 감소에 순이익 껑충
우리금융이 지난해 호실적을 내놓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024년 기준 연결순이익은 3.09조원으로 전년 대비 23.1% 늘었다. 2022년 3.14조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실적이다. 비이자이익 개선과 충당금비용 감소가 이익증가에 힘을 보탰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지난 2023년 실적에서 벗어났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 9% 이상의 정상적 이익규모로 복귀했다”고 평가했다..
4분기만을 떼놓아도 좋다. 우리금융의 4분기 지배순이익은 4261억원(+525.6% YoY)로 시장기대치에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NIM(순이자마진)이 그룹/은행 모두 전분기 대비 1bp(1bp=0.01%) 하락했다. 원화대출성장률도 RWA(위험가중자산) 관리 과정에서 -2.5% 내렸다.
그러나 카드론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 대비 마진이 높은 자산이 증가하며, 순이자이익을 2조 2717억원(+6% YoY)으로 방어했다. 비용관리도 선방했다. 0.47%(-43bp YoY)로 PF신탁 관련 추가 충당금 690억원, 미래경기전망 관련 충당금 260억원 등 일회성 요인 950억원 반영에도 Credit Cost(크레딧 비용)은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RC(위험요소) 값 조정 등 지속적으로 발생한 대규모 추가 충당금 관련 부담이 어느 정도 완화된 만큼 대손비용 측면의 부담은 이전 대비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단 ERP(전사자원관리시스템)는 노사합의 지연 등에 따라 1분기로 이연됐으며 약 1700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차손 940억원, 충당금에서 PF 관련 전입 690억원과 경기대응 전입 260억원, 영업외에서 상생금융 비용이 150억원 발생했다”며 "추정과 비교해 환차손은 컸지만 적은 충당금이 이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총주주환원율 30~35% 제시, 올해 자기주식 매입, 소각규모는 1500억 원
눈에 띄는 대목은 한층 강화된 밸류업 정책이다.
밸류업 공시에서 CET 1(보통주자본비율)은 11.5~12.5% 구간에서는 총주주환원율 30~35%를 제시했다. 2025년 총 DPS(주당배당금)는 1250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은 34.5%으로 2024년 대비 1.1%p(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1~3분기에 배당금은 균등하게 유지되고, 4분기에 배당금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자기주식 매입, 소각규모는 1500억원이다. 매입예정기간은 이달 11일부터 오는 9월 11일까지 다. 2024년 주주환원율은 33.3%, 2025 년 35%로 상승할 전망이다.
백미는 비과세 배당이다. 이는 개인주주에게는 배당소득세 감면효과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미포함이라는 혜택을 뜻한다. 내달 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고, 해당 재원으로 2025년 결산 배당(2026년 1분기 발표)부터 비과세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장평가도 긍정적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본잉여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해 해당 재원으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고, 실질 주주환원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세후 배당 상승, 2025년 결산배당부터 적용)이다”며 “타행대비 총주주환원율이 낮은 점을 감안해 아이디어를 내고 주주를 배려했다”고 호평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지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비중이 높고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비과세의 혜택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주주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는 세후 주당배당수익률은 상위3사 평균보다 2025년 3.4%p, 2026년 4.0%p 높게 기대돼 투자매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적으로 비과세 배당이 주가 재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비과세 배당은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2025년 결산배당부터 적용될 예정인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며 “타이트한 자본 비율에도 다양한 방안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밸류업 측면에서 기대감을 과도하게 낮게 가져갈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