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9' 사이즈 만들겠다…플러스 사이즈 여성복에 '올인'
20년 업력 바탕 'D2C'채널과 브랜드 로열티 확보
"상장 후 브랜드 확장과 함께 해외 진출 한다"
김주영 공구우먼 대표이사(사진=더넥스트뉴스)
이미지 확대보기플러스 사이즈 여성 의류 쇼핑몰 공구우먼의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가 한창이다. 이달에는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구우먼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360억 원을 조달해 해외 시장 진출과 신규 브랜드 론칭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공구우먼의 김주영 대표이사와 만나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00~99' 사이즈 만들겠다…플러스 사이즈 여성복에 '올인'
공구우먼은 플러스(Extra) 사이즈 여성의류의 구매가 쉽지 않았던 시기인 2003년에 설립됐다. 당시 백화점과 인터넷에서는 제한적인 사이즈의 여성의류만이 판매되던 시기였다.
김주영 대표이사는 공구우먼의 설립 배경에 대해 "체형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옷을 선택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플러스 사이즈 여성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만들었다"며 "일반적으로 44~66사이즈만 구할 수 있던 시기에 0~9사이즈의 옷 모두를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이란 의미로 이름도 공구우먼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공구우먼은 보통 '77' 사이즈라고 불리는 '엑스라지(XL)' 사이즈 이상의 여성의류와 속옷, 잡화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온라인 자사몰인 공구우먼닷컴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사이즈만 큰 옷이 아닌 유행에 맞고 체형을 보완하는 디자인 등 고객의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여성들의 입소문을 탔다.
김 대표는 "공구우먼은 플러스 사이즈라는 틈새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패션 트랜드에 맞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은 점이 우리가 플러스 사이즈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배경"이라고 전했다.
◆ 20년 업력 바탕 'D2C'채널과 브랜드 로열티 확보
김 대표는 공구우먼의 성장 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우선 첫 번째는 20년동안 쌓아올린 업력이다. 국내 플러스 사이즈 여성의류 시장에서 공구우먼은 가장 오래된 업체이다. 그만큼 축적한 빅데이터로 여성의 체형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회사만의 디자인을 구축했다. 또한 오랜기간 확보된 고객층이 50만 명에 육박하면서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제작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에 최적화된 'D2C'(Direct to Consumer) 중심의 사업 전개 방식이다. 공구우먼은 디자인 기획부터 제품 제조, 판매까지 모두 직접 진행한다. 유니클로나 탑텐, 자라와 같은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방식이다. 다만 차이점은 D2C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정비와 인건비를 줄여 빠른 성장을 가능케 했다.
김 대표가 꼽은 공구우면의 세 번째 성장 배경은 확보된 팬덤에서 나오는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이다. 지난 달 말 기준 공구우먼닷컴의 고객은 48만 명을 넘었다. 고객당 재구매율은 80%를 넘어선다. 한번 공구우먼의 고객이 되면 십중팔구는 재구매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다는 무형 가치는 숫자로 설명할 수 없다. 다만 국내에서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는 단연 공구우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누구보다 여성의 니즈를 반영한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고객 사랑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 디자인 연구에 진심인 편…다양한 고객 '취향 저격'
공구우먼은 2016년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이 연구소에는 35명의 디자인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공구우먼의 총 임직원 83명 중 42% 수준이다.
디자인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다보니 계절별로 약 500여 종의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 출시될 수 있는 배경이다.
제품이 다양화되자 유효 고객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04년 공구우먼닷컴을 선보인 뒤 회원수가 연 평균 31% 늘어나는 추세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공구우먼을 찾는 고객은 2019년 50만 명, 2020년 61만 명, 2021년 68만 명으로 증가세다.
디자인에 비용을 쏟는 대신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의류 업계 평균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연구비를 2배 이상 상회하지만 공구우먼은 반대이다. 실제 공구우먼의 2021년도 연구개발비는 7억6262만 원임에 반해 마케팅비용은 3억1473만 원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공구우먼은 디자인 연구를 통해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고, 확보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재구매율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 선순환구조가 정착됨에 따라 무분별한 마케팅을 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상장 후 브랜드 확장과 함께 해외 진출 한다"
공구우먼은 이번 코스닥 시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 강력한 팬덤을 갖춘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드 확장과 ▲지역 확장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이번 IPO로 공구우먼은 360억 원의 자금을 모으게 될 예정"이라며 "이 중 200억 원은 물류센터 건립에 사용하고 50억 원은 미국·일본 시장 진출, 60억 원은 새로운 브랜드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브랜드 확장 전략으로는 기존 제로라인과 제로핏, 액티러블 브랜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제로라인과 제로핏은 플러스 사이즈 여성의 속옷과 운동복, 액티러블은 플러스 사이즈 여성의 홈웨어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이다. 여성의 외출복 중심의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셈이다.
지역 확장 전략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플러스 사이즈 패션 시장의 규모는 국내보다 해외가 월등히 크다. 특히 해외무역진흥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 플러스 사이즈 여성 패션 시장은 7조 원에 불과한데 반해 미국은 약 85조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일본도 약 11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계획해 왔다. 특히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는 현재가 해외 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이미 미국과 일본을 타겟으로 현지어 버전의 공구우먼 자사몰을 개설한 상태로 브랜드 인지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및 마케팅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