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치평가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구분하자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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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에 나서기 앞서 기업의 가치평가는 필수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치평가 방식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가치평가는 크게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평가로 나눌 수 있다.

기업가치는 재무상태표로 평가한다. 재무상태표는 자산과 부채, 자본으로 구성됐으며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으로 이뤄진다.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한다면 부채는 타인으로부터 빌린 것, 자본은 회사 스스로가 원래부터 갖고 있던 것이다. 이 둘을 합쳐 자산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기업가치는 자산의 규모로 평가한 가치이다. 개인 재산을 예로 들면 쉽다. 누군가 우리에게 재산이 얼마냐고 물어본다면 부동산과 집에 있는 가구, 은행에 넣어둔 보험과 예금, 주식에 투자한 돈, 현재 보유한 현금 등을 모두 합쳐서 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을 평가할 때 빌린 돈과 벌어들인 돈, 원래 있던 돈을 모두 합치면 기업가치가 나온다. 따라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상태표이다.

그러나 기업가치는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하다. 왜냐면 기업가치에는 기업에서 투자자의 몫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몫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기업가치로 투자를 결정할 경우 채권자의 몫을 자신의 몫이라고 착각하는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자는 주주가치 평가 방식도 병행해야 한다. 전체 자산 중에서 남에게 빌린 부채에 해당하는 부분을 뺄 경우 자본이 남는다. 이 자본이 주주의 몫이며 자본의 증가 속도가 가파를 수록 주주의 몫도 빠르게 늘어난다. 자본 규모와 자본의 증가 속도를 보는 방식이 주주가치 평가이다.

자본을 증가시키는 요소는 손익계산서의 이익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를 제하면 영업이익이 남는다. 영업이익은 회사가 순수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단에서는 아직 채권자의 몫에 대한 환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영업이익에서 각종 세금과 금융비용까지 차감한 순이익이 주주의 몫이 된다.

순이익은 일반적으로 신규 투자와 배당, 잉여금의 형태로 사용된다. 신규 투자의 경우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돼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배당과 잉여금 주주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배당은 주주의 몫을 바로 바로 환원하는 것이다. 잉여금은 자본을 증가시키며 미래에 받을 주주의 몫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정리하자면 주주가치는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보는 방식이다. 채권자의 몫은 기업가치에 포함하지만 주주가치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가치를 보기 보다는 주주가치를 보고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게 옳다.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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