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 대란으로 선복 확보 어려움
반도체 제조장비 리드타임 6개월→10개월
태양전지 제조장비 매출반영 시기도 지연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 센터 전경.(사진=주성엔지니어링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공정장비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반도체 제조장비가 매출의 79.4%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제품은 LSP(Local Space Plasma)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반도체 증착 공정 장비이다. 이 제품을 주력으로 SK하이닉스에서 중화권 반도체 제조 업체로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LCD(액정표시장치)·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장비와 박막형 태양전지, 결정형 태양전지 제조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태양전지 제조장비의 경우 지난 달 러시아 업체와 471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고객사의 설비 투자 지연, 글로벌 해운 대란 등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지난 7~8월 1만5000원을 웃돌던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이달 1만~1만1000원 선에 맴돌고 있다. 코스닥 시장 수익률을 11%포인트 가량 밑도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더넥스트뉴스>IR취재노트를 통해 주성엔지니어링 IR 담당자에 반도체 제조장비 수주 상황과 기존 수주잔량의 매출 반영 시기, 추가적인 공급계약 가능성 등에 대해 취재 요청했다.
<다음은 주성엔지니어링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SK하이닉스와 중화권 고객사의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사실 우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에서 수주를 받는 업체가 거의 없다. 우리와 같은 장비업체는 대형 고객사의 신규 투자가 진행될 경우 그에 따라 장비를 수주하며 실적을 올린다. 그런데 대형 고객사에서 신규 투자가 진행되는 내용이 없다. 반도체 생산 사이클이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남아있는 수주잔량은 얼마 정도인가.
"2460억 원 정도가 남았다. 상반기보다 450억 원 정도 늘었다고 보시면 된다. 9월에 러시아 업체와 체결한 태양전지 제조장비 공급계약이 수주 잔량에 반영됐다."과거보다 수주잔량이 감소하는 속도가 줄어든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지.
"공급망 이슈 그리고 여러 가지 글로벌한 이슈 때문에 지금 지연이 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선복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장비 제조가 끝나도 납품이 늦어지는 것 등이다. 우리는 장비 하드웨어를 고객사에 설치 후 매출에 반영하는데 고객사에 납품이 안되면 매출 반영이 늦어진다. 이럴 경우 수주도 잔량에 계속 남아있게 된다."수주부터 매출반영까지 리드타임이 늘어났다고 보면 되는가.
"맞다. 반도체 제조장비 쪽에서 과거 리드타임이 6~8개월 사이였다면 지금은 최소 10개월 이상 걸린다. 작년에 수주를 받으면 올해 매출에 반영되고, 올해 수주는 내년 매출에 반영된다고 보시면 된다."러시아 업체와 체결한 태양전지 제조장비의 경우 매출 반영 예정일자가 언제쯤인지.
"태양전지 장비는 보통 1년을 리드타임으로 잡는다. 그런데 최근에 같은 이유로 리드타임이 14~15개월 정도로 늘었다. 우리가 지난 달 계약을 체결했는데 아마 내년도 실적에 반영되기도 어려울 것 같다."올해와 내년 실적 기대치를 다소 낮춰야 할까.
"기대치가 어느 정도일지 모르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을 기대하신다면 다소 낮추시는게 좋을 것 같다. 수주잔량을 쌓여 있어도 매출로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고 반도체 장비 쪽에서도 새로운 수주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태양전지 장비 쪽에서는 신규 공급계약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내년 상반기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유럽 업체 한 곳과 이야기가 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도 또 다른 곳이랑 진행할 것 같다. 각각 다른 업체이다. 유럽 업체이고 나라는 밝힐 수 없다."유럽 쪽에서 꾸준히 수주 논의가 오가는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가 태양전지 발전 전환 효율을 올해 24%로 만들었고 내년 35%의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보통은 20%만 넘어도 효율이 좋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태양전지 발전 전환 효율 35%의 장비는 언제쯤 개발이 완료될까.
"2년 정도를 기간으로 두고 있다. 우리가 양산 장비에 대한 대응이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먼저 개발이 돼야 한다. 연구소에서 전환 효율을 끌어올리면 그거를 그대로 가져와서 양산에 적용을 하는 방식이다. 연구소의 셀 효율 측정은 사실 손톱보다 작은 데에서 측정을 한다. 그런데 저희는 실제 양산 기반이니 크기가 더 큰 곳에서 효율 측정을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