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솔론 모바일프린터 제품.(사진=빅솔론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빅솔론의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배 넘게 뛰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프린터의 제품 경쟁력을 제대로 입증했다. 빅솔론은 신규투자 계획을 세우고 고성장을 이어갈 새로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빅솔론의 연결기준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41억4967만 원)대비 237.7% 늘어난 140억1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실적 발표 전 6200원선을 유지하던 빅솔론 주가도 호실적이 공개되자 4월에는 7310원까지 뛰었다.
빅솔론은 산업용 프린터 전문 회사다. 삼성전자가 설계하고 삼성전기에서 제조·판매하던 금전출납기 사업이 2002년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빅솔론의 주요 제품은 ▲포스(POS)프린터 ▲메카니즘 ▲라벨프린터 ▲모바일프린터이다. 포스프린터는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식당 등에서 영수증을 발행할 때 사용하는 일반적인 프린터를 말한다. 메카니즘은 택시미터기나 키오스크에 내장돼 출력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이다. 라벨프린터는 택배 송장 등에서 바코드 등을 인쇄하는데 사용하며 모바일프린터는 휴대가 가능한 소형 프린터로 주유소나 음식 배달에 쓰인다.
그간 빅솔론의 캐시카우는 소형 포스프린터였다. 앱손에 이어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매년 4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벌어왔다. 다만 지난해 빅솔론의 성장을 이끈 것은 모바일프린터 부문이다. 2016~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700~800억 원에 머물던 빅솔론은 모바일프린터 제품들이 '대박'을 치면서 창립이래 최초로 1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지난해 매출 209억 원을 기록한 빅솔론의 모바일프린터 사업부는 2021년 말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9.2%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더넥스트뉴스는 빅솔론의 IR담당자와 모바일프린터 제품들이 기존 경쟁사들을 제치고 최강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비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빅솔론의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청사진도 들어봤다. 다음은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빅솔론의 모바일프린터 사업부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배경은 무엇인가?
"우선은 시장이 커진 점이 긍정적이다. 코로나로 택배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택배 기사가 늘어났고, 또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달 기사도 늘어났다. 그러면서 모바일프린터 제품의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이 외에도 경찰, 전기, 수도, 우정사업 등의 공공분야에서도 모바일프린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실제 내부적으로 201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프린터 시장 규모가 100만대 정도였지만 2021년 200만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빅솔론의 모바일프린터가 가진 제품 경쟁력은 무엇인가.
"모바일프린터는 제품 특성상 사용자가 손에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환경이 많기 때문에 낙하 위험이 있다. 이에 우리는 3미터 높이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모바일프린터를 떨구는 100번의 낙하 테스트를 진행했다. 타 사의 제품들은 10~40번 사이에서 모두 작동이 멈췄지만 빅솔론의 제품은 외관의 손상은 있어도 작동이 아주 잘 됐다. 또 야외에서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방수력에도 공을 들였다. 10분간 100리터의 물을 뿌리는 테스트에서도 빅솔론의 제품만이 유일하게 작동했다. 모바일프린터의 경우 성능 차이가 회사별로 크지 않은 만큼 내구성이 강하고 기계의 수명이 길다는 점들을 바이어(Buyer)들과의 미팅에서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내구성에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 원가 부담이 크지 않은가.
"좋은 부속품들을 사용하다 보니 원가가 높다. 다만 우리는 가격경쟁력을 포기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한 마디로 좋은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팔았다. 비용부담을 바이어에 전가하는 전략이 충분히 통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기준 타사들 모바일프린터 국내 판매 평균가는 8만1231원인 반면 우리는 10만139원이다. 해외 역시 타사들은 11만5261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우리는 평균가가 14만3779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바이어들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수명이 긴 우리 제품을 선호했다. 이에 2019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2% 수준이던 우리 제품이 2020년 5%, 2021년에는 9%를 넘겼다."
-내구성이 좋은 만큼 교체주기가 길어질 것 같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택배나 배달시장의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성장이 정체될 우려는 없는가.
"내부적으로도 그 부분에 대해 고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다양한 바이어들과 미팅을 진행한 결과 리테일 사장에서 모바일프린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 업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통망 변화에 발 맞춘 신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1인 사업자가 늘면서 가볍게 들고다닐 수 있는 소형화된 프린터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이에 맞춰 스마트폰 크기 수준의 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는 모바일프린터 외에도 라벨프린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라벨프린터 사업부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고 싶다.
"물동량이 늘면서 이커머스(E-Commerce)가 매년 20% 넘게 성장하고 있다. 택배에 붙이는 라벨이 늘면서 라벨프린터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실제 라벨프린터 사업부의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2016년 119억 원 ▲2017년 109억 원 ▲2018년 110억 원 ▲2020년 154억 원 ▲2021년 248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커머스용 라벨프린터를 개발 중에 있다."
-모바일프린터와 라벨프린터의 제품 출시는 언제쯤인가?
-"올해 105억 원의 연구개발비용을 집행했다. 프린터의 내구성을 높이기위한 금형 개발에 75억 원, 조금 더 소형화된 프린터를 개발하기 위해 3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모바일프린터에서는 3안차 컴팩트사이즈 프린터 제품을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벨프린터는 이커머스 전용 4인치 프린터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다. 두 제품의 예상 매출액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내년에 효자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