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부진에 수급악재까지 겹치며 기업가치 ‘뚝’...LG엔솔發 역풍이 원인
올해 상반기 글로벌 증시 악재와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 분할 상장에 따른 수급 쏠림의 원인으로 국내 IPO시장이 대폭 냉각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각사
이미지 확대보기29일 IR업계에 따르면 전기차(EV), 통신장비(5G), 폐배터리 방산차량 등의 전력변환기기를 개발 공급중인 이지트로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최대 피해 기업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전기 상용차 톱3 업체에 납품을 지속하고 있는 이 기업은 상장당시 공모가 밴드 상단인 주당 2만2000원에 공모가격이 결정됐다. 그러나 상장 직후 등락률은 6.6% 상승한 2만5500원에 그쳤다.
이는 당초 기대감과는 동떨어진 상승률이다.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인버터와 컨버터, 5G 중계기 부품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전기차와 5G, 폐배터리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며 공모전부터 주목받는 기업이었다.
특히 전기/수소버스용 DC/DC컨버터제동용 인버터는 국내에서 톱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 5G 통신장비 광중계기용 PSU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세계최초로 10kW 컨버터 양산에도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상장한 이지트로닉스는 대어급 IPO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며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풍원정밀을 포함한 이후 28개 상반기 상장사의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IPO기업들의 상장 시초가는 100% 이상이 절반 이상을 보였지만 올해는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상장 기업들의 시초가에서 100%를 넘는 기업은 8개 기업에 불과했고 상장당일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도 밴드상단 기업을 포함해 총 8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상반기 IPO 공모규모가 약 13조6475억 원인데 반해 LG에너지솔루션 공모금액만 12조7500억 원에 달한다며 한 기업으로의 지나친 공모금액 편중이 만들어낸 악재라는 평가다.
특히 상장전 기업공모결과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관경쟁률과 청약경쟁률이 각각 1000:1과 2000:1를 훌쩍 넘어서며 기관 확약비율도 높았던 기업들이 결국 거대 IPO기업으로 수급이 쏠리며 기업가치와 관계없이 피해를 봤다는 설명이다.
이지트로닉스 IR 담당자는“ 2월 4일 상장을 앞두고 상장전 수요예측 경쟁률이 1343.51를 기록하고 공모결과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됐지만 상장일 부터 한 달여간 주가는 50% 이상 급락했다”며 “상장 이후에도 회사는 기업 평가 이상의 실적과 폐배터리 사업 등 미래신산업에 보폭을 넓히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상장 직후 급락한 주가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장 당시 어느 정도 우려는 있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파급력이 이정도로 클 줄 몰랐다”며 “3월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들 대부분이 수급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OLED 증착용 Metal Mask 제조업체인 풍원정밀도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상장전 가장 주목받는 IPO기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상장 직후 10거래일 연속 주가가 흘러내렸다.
풍원정밀 IR 담당자는 “풍원정밀은 수요예측 당시 경쟁률이 1556.53, 청약경쟁률은 2235.98, 기관 확약비율이 38.3을 기록하며 밴드 상단의 공모가를 기록했다”며 “그러나 상장 당시 LG에너지솔루션 발 수급악재에 10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기업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풍원정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OLED 핵심 소재부품인 FMM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119억원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8% 증가한 13억원을 달성할 만큼 성장성도 있어 향후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IR담당자 일문일답이다.
이지트로닉스는 어떤 회사인가.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인버터와 컨버터, 5G 중계기 부품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전기차와 5G, 폐배터리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어떤 영역을 담당하고 성장성은 얼마나 되나.
“전기차 핵심 부품인 인버터를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한다. 인버터 가격은 한 개 당 200~ 300만원 정도로 책정되고 있고 우리는 규모가 작아서 상용차쪽으로 진출하고 있다. 소량으로 여러곳에 납품하다보니 마진이 더 높다. 올해 EV 쪽에서 매출액 700억 에서 1000억 이상 기대하고 있고 향후 CAPA 증설도 고민하고 있다.”전기차 이외에 5G쪽도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5G는 어떤 부문을 담당하나.
“PSU나 정류기로 불리는 중계기 부품을 제조한다. 안테나 여러 개 달린 중계기로 생각하면 편하다. 우리의 제조부품은 통신이 끊기지 않게 배터리 전원 공급장치등에 들어간다. 애초 4G를 시작으로 5G로 업역을 확대 중이다. 현재 5G는 커버리지가 너무 적어서 인프라 구축하려면 아직 수요 많이 남아 현재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최근 폐배터리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도 주가의 흐름이 좋지 않다. 상장후 LG에너지솔루션 악재를 원인으로 보는데 회사는 어떤 입장인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이다. 폐배터리 나오는 양 자체도 많지가 않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회사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상장일은 지난 2월 4일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6거래일 이후 상장이라 수급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상장 당시 공모가도 좋았고, 경쟁률과 기관 확약비율도 좋았지만 시초가 대비 등락률은 사실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회사 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한 달여간 신규상장한 기업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내부적으로는 수급 악재가 작용했다는 분위기다. 이외에도 1분기 공급망 이슈와 물류비 상승으로 실적이 기대 보다 나오지 않은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2분기 실적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주분들게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