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증권사에서는 이익을 주가에 어떻게 반영할까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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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삼성물산이 삼성플라자를 매각하면서 거액의 매각 차익을 거둔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증권사들은 삼성물산이 대규모 이익을 거뒀음에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삼성물산이 삼성플라자 매각으로 벌어들인 돈은 일회성이고, 유통 사업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향후 이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는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로 할인한 영업가치에 따라 변동한다. 미래 이익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이익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영업가치를 산출할 때는 지속성 있는 이익들만 사용된다. 그러나 매각 차익이 포함된 이익은 지속 가능한 이익이 아니므로 삼성물산의 목표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삼성플라자 매각으로 삼성물산의 미래 이익 규모는 작아졌다. 마진은 낮았지만 삼성플라자는 매년 일정한 이익을 꾸준히 벌어왔는데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앞으로 삼성물산의 이익에 포함되지 않게 됐다. 신뢰성 있는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고 목표주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일시적 이익을 제외한 기준 이익을 구해 영업가치를 산출했다면 여기에 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증권과 투자부동산 등 비영업자산의 가치를 더하게 되면 기업가치가 나온다.

비영업자산, 비업무용자산을 고려하는 경우는 회사의 규모가 클 경우이다. 삼성물산 같은 경우에는 투자유가증권을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보유한 투자유가증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증권이나 투자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공정가치와 함께 유동화 가능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단기간 유동화가 어렵거나 아예 유동화 할 가능성이 없다면 공정가치에서 일정 부분을 할인해야 한다. 삼성물산의 경우는 삼성전자 등 보유한 삼성 계열사 지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비영업자산 할인률이 크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삼성물산이 거둬들인 거액의 매각 차익은 주가에 어떻게 반영됐을까. 이는 불확실성으로 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

신뢰성 있는 삼성플라자의 이익이 사라지면서 거액의 현금을 벌었지만 삼성물산은 현금의 활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현금이 쌓이면서 자본이 늘어 ROE(자기자본이익률)은 낮아졌다. 자본규모에 비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들며 성장성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최원철 회계법인 동행 대표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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