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없다" 발표
디램 박막 공정 재료 납품…최대 고객사가 삼성전자
"올해 두 자릿수 성장 이어간다…내년 실적도 기대"
디엔에프 본사 전경.(사진=디엔에프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한진만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이달 초 미국에서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한 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이런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즉 거시경제 환경이 나빠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디엔에프는 반도체 소자 형성용 박막(薄膜) 재료 전문기업이다. 반도체 회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회로 안에 남아 있는 증착막, 또는 잠깐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다가 사라지는 희생막 등을 형성하기 위한 박막(薄膜) 재료를 공급한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반도체 장비의 성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들을 재료(소재)의 변화를 통하여 극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엔에프가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 박막 재료는 반도체의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디엔에프가 생산하는 제품군은 메모리 반도체, 특히 디램(DRAM) 생산에 사용된다. 디램 생산 공정에서 미세화된 패턴을 구현하기 위한 패터닝용 희생막 소재인 ▲DPT(Double Patterning Technology) 재료, Capacitor 유전막 및 Metal Gate 절연막으로 사용되는 ▲High-K(고유전율) 재료 등이 디엔에프의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DPT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 중 디램의 40나노미터 미만 미세 패턴 구현을 위해 필요한 소재이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디엔에프의 DPT 소재 매출은 133억 원을 기록했다. High-K 제품은 디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패시터(Capacitor)의 유전막 재료를 의미한다. 디엔에프는 20~30나노미터 수준의 미세 공정에 대응이 가능한 재료를 개발하여 납품하고 있으며, 차세대 High-K 재료의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디엔에프의 High-K 소재 매출은 125억 원을 기록했다.
디엔에프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고객사는 삼성전자이다. 삼성전자는 디엔에프의 주주(지분율 7%)이기도 하면서 가장 크게 매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의 매출은 디엔에프 전체 매출 중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가동률을 유지하면 디엔에프에 유리하고 가동률을 낮추면 디엔에프에 불리하다. 이번 삼성전자의 인위적인 감산 지양 정책으로 디엔에프가 수혜를 볼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디엔에프의 IR담당자와 상반기 실적에 대한 리뷰, 올해 연간 실적 전망, 삼성전자의 감산 지양에 따른 향후 실적 예상치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디엔에프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매년 실적 성장이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이 690억 원, 영업이익이 8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배경이 무엇인가.
"주요 고객사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 가동률이 높게 유지되는 한편 디램 미세화 및 3D-낸드플래시(NAND Flash) 고단화가 우리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디램이 매출 증가에 크게 이바지했는데 제조 라인의 필수 소재인 DPT 제품과 High-K 제품의 매출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DPT 제품 매출은 13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128억 원 대비 5억 원 증가했다. High-K 제품 매출은 12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101억 원 대비 20억 원 이상 증가했다."자회사의 실적은 어떠한가.
"연결종속회사 실적도 전사 매출 성장에 이바지했다. 켐옵틱스의 광통신용 부품(광소자 및 광트랜시버 등) 매출은 19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130억 원 대비 6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켐옵틱스는 5G 기지국과 전화국 사이의 구간에 광가입자망용 PON(Passive Optical Network)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통신사업자의 유지보수 비용 절감 수요 등에 힘입어 켐옵틱스의 실적이 견조했다."삼성전자의 감산 지양 정책의 수혜주로 꼽히는데.
"아무래도 우리 최대 고객사가 삼성전자이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를 많이 할 수록 우리 제품의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 같다."이번 감산 지양 정책으로 어떤 수혜가 있을까.
"삼성전자의 밸류 체인 내에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와 삼성전자 측의 인위적 감산 지양 정책을 연결시켜 살펴보면 우리처럼 해외 공급사와 경쟁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에게 전반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 라인의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는 와중에 업황 부진에 대응하려면 다방면으로 비용 절감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는 한국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더욱 이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액체류 케미칼 중에 전구체는 다른 종류의 액체류 케미칼 대비 제조 과정에서 다루기가 까다롭고 불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의 존재가 절실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전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던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실적 전망치는 어떠한가.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 말씀드린 것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 올해 매출, 영업이익을 각각 1419억 원, 1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7%, 3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실적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고, 3분기 실적도 탄탄하다. 실적의 가장 큰 변수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가동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 감산을 감행하지 않아 향후 호실적의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내년 실적 목표치는 어떠한가.
"12월 사업설명회에서 설명드리겠지만 매출 1500억 원, 영업이익 17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램의 회로 선폭이 15나노미터에서 14나노미터 이하로 미세화되면서, 증착 공정에서 DPT(Double Patterning Tech) 제품과 High-K(커패시터 유전막용 소재) 제품이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어 우리의 실적 가시성이 밝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회로 선폭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역주행하지 않으며, 메모리 반도체이든 비메모리 반도체이든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 미세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거의 유일한 솔루션이다. 이에 따라 DPT 제품과 High-K 제품의 수요 성장에 따른 수혜를 계속해서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