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수익성 하락에도 빚내서 투자한 엘비세미콘, 사업 확장 '성공적'

반도체 후공정 전문 업엘비세미콘 평택 본사 전경.(사진=엘비세미콘 제공)

반도체 후공정 전문 업엘비세미콘 평택 본사 전경.(사진=엘비세미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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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세미콘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지난 2년간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신사업에 진출한 덕택이다. 하락하던 영업이익률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엘비세미콘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4.9% 증가한 2355억 원, 영업이익은 37.6% 늘어난 2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1%로 1년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엘비세미콘은 2000년 박노만 대표가 LG반도체 퇴직 후 설립한 반도체 업체이다. 팹리스(Fabless, 설계만 하는 업체) 업체의 수주를 받아 반도체 후공정에서 웨이퍼의 범프를 형성시키는 범핑과 패키징된 웨이퍼(WLP)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2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LX세미콘, 매그나칩반도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9년부터 매출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엘비세미콘은 2018년 매출액 2757억 원에서 2019년 매출액은 3904억 원으로 각각 41.6% 증가했다. 2020년에도 매출액은 13.4% 늘며 442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동안 수익성은 꾸준히 줄었다. 2018년 14.1%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2019년 12.9%, 2020년 9.7%로 하락했다. 이에 2020년은 전년보다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428억 원으로 15.1% 감소했다.

엘비세미콘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이유로는 경쟁 심화가 꼽힌다. 국내에서 반도체 범핑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크게 SFA반도체와 엘비세미콘으로 나뉜다. 두 업체는 국내 반도체 범핑 시장의 점유율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2019년부터 SFA반도체가 8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범핑 단가를 낮췄다. 경쟁사인 엘비세미콘 역시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범핑 단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기존 웨이퍼 패키징 전문업체이던 네패스와 테스나가 엘비세미콘의 주력하던 WLP 테스트 시장에도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됐다. 엘비세미콘은 범핑과 WLP 테스트 사업 부문 모두에서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엘비세미콘은 경쟁이 심화되는 기존 사업 부문을 다각화하기 위해 신규 사업에 준비했다. 기존 반도체 WLP 테스트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 테스트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광학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감지해 전기적 영상 신호로 변화시키는 반도체인 CIS(CMOS Image Sensor) 테스트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신규 사업 진출과 함께 시설 투자금액도 크게 늘렸다. 안성에 CIS 테스트를 전담할 공장을 증설하며 2018년 351억 원에 불과한 투자활동 현금유출액은 2019년 986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해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761억 원에 불과해 모자란 225억 원은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2020년에도 투자활동 현금유출액을 805억 원으로 늘리며 은행으로부터 150억 원 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엘비세미콘의 부채비율은 2018년 96.2%→2019년 106.8%→2020년 114.5%로 매년 악화됐지만 사업 확장은 성공적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한데 이어 삼성전자로부터 CIS 테스트 2차 벤더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엘비세미콘의 IR담당자와 CIS 테스트 사업부문의 실적과 이익률, 삼성전자 2차 벤더로서 역할, 차입금 상환 계획, 향후 실적 전망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엘비세미콘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배경은 무엇인가.
"신규 사업 효과가 크다. 우선 범핑과 WLP 테스트 사업에서 단가가 낮아지면서 우리 수익성이 하락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CIS 테스트라는 신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때마침 CIS 어플리케이션을 채택하는 전자기기가 늘면서 우리 CIS 테스트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CIS 어플리케이션을 채택하는 전자기기가 늘어나는 추세인가.
"그렇다. CIS 어플리케이션은 결국 촬영한 빛을 영상으로 전환하는 반도체의 한 종류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근무가 줄어들고 '언택트' 시대가 오면서 화상 회의 등 CIS 어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는 기기들이 많아졌다. 또 갤럭시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카메라 이미지 센서가 1개에서 3~4개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CIS 어플리케이션 갯수도 3~4개로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CIS 테스트도 한 번이 아닌 세, 네 번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CIS 테스트 사업부문의 고객사는 어디인가.
"일반적으로 중국과 대만, 미국 등의 팹리스(Fabless) 업체이다. 해외 고객사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 뒤 2차 벤더로 선정됐다."

CIS 테스트 사업부의 상반기 실적과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대략 35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을 20% 정도이다. 향후 수주가 쌓이면 공장 가동률도 늘면서 이익률이 더 좋아질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이익률이 10% 안쪽으로 하락하는 상황인데 CIS 테스트 사업으로 수익성 방어를 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CIS 테스트 2차 벤더로 선정됐는데 역할은 무엇인가.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전자기기 중 CIS 어플리케이션이 적용되는 모든 기기의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카메라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2차 벤더로 선정된 것은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CIS 테스트가 향후 자율주행차에도 사용될 수 있을까.
"그렇다. 자율주행차에는 어라운드뷰나 라이다 등에 다양한 CIS 어플리케이션이 탑재될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의 강력한 고성장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또 자율주행차 이외에도 로봇 산업, 물류 자동화 시스템 등에도 CIS 어플리케이션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그럼 전방산업이 확장됨에 따라 향후 고객사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도 있는지.
"맞다. 이미 어라운드뷰나 라이다 등을 개발하는 업체와 CIS 테스트의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를 위해 영업에 비용을 많이 들이고 있다."

CIS 테스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차입금이 많이 늘어났다. 상환 계획이나 일정이 정해졌는지.
"우선은 한 동안 증설이나 신규 사업을 진행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면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우리가 감가상각비가 많아 영업이익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매년 700억~800억 원이 된다. 한 2~3년 간 꾸준히 차입금을 갚아 나가면 부채는 금방 줄어들 것으로 본다."

향후 실적 전망치는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치가 12%로 2019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인데 가능할 것으로 본다. CIS 테스트 수주량도 늘어나고 있고 공장 가동률도 점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IS 테스트 사업부의 매출이 연간 1000억 원을 넘어선다면 영업이익률 12%를 넘길 수 있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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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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