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R(Investor Relations) 부서에 강의를 나가면 이 업무를 잘못 이해하고 계신 분들을 종종 본다. 회사의 주가를 관리하거나 경영진의 비서, 대변인 쯤으로 여기는 곳도 있다.
그러나 IR이란 말 그대로 투자자관계관리이다. 기업의 현재와 미래의 투자자를 관리하는 부서라고 이해하면 된다. 주가 관리는 IR 활동을 하면서 생기는 부수적인 결과물이다.
일반적으로 IR은 기업이 적정한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애널리스트와 투자자에게 회사의 사업 현황과 공시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 등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한 우호주주 관리 등도 IR이 담당한다.
주식 시장에서 IR의 역할이 수면 위로 나올 때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이다. IR부서는 실적 결과에 대해 공시도 하고 실적 발표 자료도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며, 애널리스트와 미팅을 갖고 실적의 배경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IR 활동들이 기업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투자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회사의 정보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이 중요할까? IR은 사업의 핵심 부서가 아니고 회사가 잘 성장해 간다면 결국 투자자들은 회사를 잘 알아주지 않을까?
이 것들은 일반적으로 IR부서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갖고 계신 궁금증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은 IR의 근본적인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IR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불확실성'의 제거이다.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기업의 상황에 대해 투자자가 알 수 없다면 투자를 하지 않고 주식에 대한 수요가 하락한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면 가격도 떨어지고 기업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기업이 본질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을 경우 우선 회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회사채 발행과 주식 발행으로 나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회사의 현재 주가를 기반으로 조달 금액이 산정된다. 따라서 주가가 낮을 수록 회사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우호 주주확보도 어려워진다. 기업의 상황을 공개하거나 투자자와 소통하기 위한 창구가 없으니 주가는 본질 가치를 찾아가지 못한다. 경영진을 믿고 지지하는 세력이 줄어들게 되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가 나올 확률이 커진다. 따라서 경영진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회사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단기적인 성과만을 찾게 된다.
마무리하자면 IR의 근본적인 필요성은 회사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저평가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IR은 회사의 장기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김민정 스타트업IR연구소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