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더넥스트뉴스 IR공시 전문기자
이미지 확대보기본지에 의혹을 제기하며 던진 모 언론의 기사는 결국 3차례 넘는 제평위 소명으로도 의혹을 잠재우기 충분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1년이 넘는 더넥스트뉴스 기자들의 노력은 결국 부정이라는 주홍글씨만 남기게 됐다.
기자수첩을 통해 하소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의혹을 제기했던 기자와 해당 언론사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동일 직군으로 그 의혹을 보도한 기자 역시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것이라 믿음 역시 가져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기자라면 제보를 받고 취재를 통해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언론의 기자는 의혹 기사에 대상이 된 본지의 기자와 담당 데스크 그 누구에게도 내용을 확인 하지 않았다.
메일을 통해 질문지를 보낸다고 데이터 관리자에 전화 한통을 걸고 아무런 확인 없이 기사를 송출해 버렸다. 물론 내용 확인을 위해 보낸다던 의혹에 대한 질문지 역시 보내지 않았다.
언론을 다루는 언론이 스스로 언론의 윤리를 저버린 셈이다.
때문에 충분한 취재를 통해 확인된 정보를 기사로 송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만일 충분한 소명을 듣고 내용을 확인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또 일년여 넘는 기간의 기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아쉬움은 견딜 수 있었을 것 같다.
실제 우리가 공유하고 알고 있는 정보는 비대칭성을 갖는다. 때문에 본인의 부정확한 정보와 정제되지 않은 내용은 가끔 끔직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기자라는 직업은 이러한 비대칭적인 정보를 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확인하고 취재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며 본 기자 역시 올바른 취재를 했는지 돌이켜 보게 됐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정확한 정보와 확인된 사항을 글로 내 보내는지에 대한 자기 반성이다.
먼저 본지의 특성상 상장한 기업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IR담당자의 입에 지나치게 기대어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회사의 입장만을 반영해 작성하지 않았나 돌이켜봤다.
지난 기사들을 하나 하나 곱씹어 보면 나 역시 마감시간에 쫒기고 자기 확신에 낮 뜨거운 문장과 내용이 많았음을 반성해 본다.
허락된 범위 내에서 투자자와 구독자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역시 반성해 본다.
기업은 스스로 정보를 감추고 의도적으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곳도 많다. 반면 지나친 자신감과 과장으로 회사 상황을 오판 하게 하는 정보들이 가득 하다. 시간이라는 핑계로 본 기자 역시
어쩌면 다양한 이유를 들며 스스로 잘못된 정보를 스스로 믿어버리고 내가 짜 놓은 틀에 기사를 넣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든다.
한 언론의 취재되지 않은 의혹 기사가 본지에 철퇴가 되었듯 나 역시 누군가에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철퇴를 내리지는 않았나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수퍼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제 기업들은 지난해의 실적을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출발을 선언하고 있다. 본 기자 역시 새롭게 다시 현장으로 나아갈 것이다. 다만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는 순간이 오면 오늘의 허망함과 분노를 다시 기억하려 한다.
또 내가 쓴 기사 한 줄이 정확한 사실에 기초했는지, 구독자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반문하려 한다. 나의 게으름이 누군가 나를 향해 외치는 울부짖음이 되지는 않도록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