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지도-레저②] 팬데믹 이후 기지개 펴는 여행·카지노…주변국 복합 리조트 개장은 우려 요인

'아웃바운드' 치중된 국내 여행사…해외 출국자 수에 실적 좌우
중국 여행객에 따라 실적 등락…인접국 카지노 개장으로 고객분산 우려

여행업종과 카지노 업종 모두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 두 업계는 팬데믹 이전보다 매출이 90% 가량 감소하고 영업 적자를 이어가며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다만 이제 팬데믹이 끝나고 여행객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실적 반등의 폭이 가장 큰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아웃바운드' 치중된 국내 여행사…해외 출국자 수에 실적 좌우

여행업종은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상품을 취급하는 인바운드와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상품을 다루는 아웃바운드로 나뉜다. 국내 상장기업의 대부분은 아웃바운드 여행 상품을 취급한다. 따라서 여행업종 업체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해외 출국자 수이다.

해외 여행객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연간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여행객 수는 이후 꾸준히 매년 8%의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러다 2020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글로벌 각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빗장을 닫았다.

인천공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인원은 전년대비 87.2% 감소했다. 사실상 여행 중단 사태다.

이 흐름은 2022년까지 이어지며 여행업종 기업들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2020년 매출액이 2019년 대비 97% 감소했다. 분기 매출액 100억 원을 넘는 알짜 중견 여행사 참좋은여행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3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여행이 재개되면서 여행사들의 매출은 가파르게 회복하고 있다.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회복했다.

더욱이 팬데믹 기간 동안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적자 사업부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부들이 정리됐다. 이에 따라 매출액 상승에 따른 수익성은 더 좋아졌다. 향후 여행사들의 실적이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할 경우 당시보다 더 높은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패키지'와 '자율여행'으로 구분된다. 패키지는 여행사가 여행의 모든 일정을 관리하지만 자율여행은 여행사가 숙박과 항공권을 고객에게 판매한 뒤 나머지 일정에는 관여하지 않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여행의 트랜드는 자율여행이었지만 현재는 패키지 판매량도 급증하며 여행사들의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 중국 여행객에 따라 실적 등락…인접국 카지노 개장으로 고객분산 우려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과 내국인 출입 가능 시설로 나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사실상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다. 국내 상장기업 중 파라다이스와 GKL, 롯데관광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곳은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외국인 전용과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모두 중국 유커가 주요 고객이다. 특히 유커 중에서도 VIP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크다. 따라서 중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영업력과 VIP를 모집하는 능력이 카지노 업체의 실적을 좌우한다.

국내에서는 파라다이스와 GKL이 2010년대 후반까지 시장의 90%를 과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롯데관광개발이 2018년 8월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제주도에 위치한 카지노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고,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카지노 업종은 중국 인바운드 여행객들이 주 고객이다보니 한중 관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두 국가의 사이가 좋을 때 파라다이스의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했지만,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며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또한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관광객 감소 흐름은 정점을 찍었다. 특히 강원랜드와 같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이 가능한 업체가 아닌 대부분의 카지노 업종의 매출은 전년대비 80~90% 이상 감소했다.

다만 최근 중국이 사드 갈등 이후 금지했던 한국 단체여행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카지노 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중국인 VIP가 돌아오면서 매출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 외에도 카지노 업종의 실적은 인접 국가의 카지노 시장에도 영향을 받는다. 세계 최고 규모의 카지노 시설을 보유한 마카오에 이어 일본도 카지노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카지노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일본의 경우 2018년 7월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 리조트 설치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파친코에 쏠린 도박 시장을 카지노로 분산시키겠다는 목표다. 일본 시장에서 대형 카지노 시설이 개장할 경우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안장섭 더인베스트 기자 jsan@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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