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도체 업종에 있지만 SK하이닉스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월등히 좋은 수익률을 낸 배경은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물론 삼성전자도 코스피 수익률 대비로는 훌륭한 성과를 냈고, SK하이닉스 대비 시가총액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합니다. 그래도 시장은 현 시점에서 HBM의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한 걸음 뒤쳐져 있다고 판단했고,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죠.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가속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라는 막강한 파트너가 옆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품질 이슈가 없다면 SK하이닉스는 5세대, 6세대 HBM을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입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은 아직 엔비디아에 공급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없습니다. 향후 공급될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만약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더라도 SK하이닉스보다 많은 물량을 납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AI 시장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승자가 되기 위해선 SK하이닉스와 맞설 수 있는 품질의 HBM을 개발함과 동시에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그 새로운 무기를 찾아낸 모습입니다.
우선은 이번 콘텐츠를 통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그리고 SK하이닉스보다 주가 수익률이 낮은 원인이 무엇일지 짚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콘텐츠는 총 두 편으로 나눠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Q.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얼마 만큼 회복됐나.
Q. 내년 DS부문 실적은 호황기 수준을 기대할 수 있을까.
Q. 좋지 않은 업황 속에서 올해 주가는 왜 올랐나.
Q. 왜 SK하이닉스보다 수익률이 좋지 않을까.
삼성전자 반도체 현황과 수익률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생산시설인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Q.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얼마 만큼 회복됐나.
A. 삼성전자의 반도체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이 최근 잘 나가던 시절을 찾아보면 2021~2022년 사이입니다. 당시 실적을 매출액부터 살펴보면 DS부문 매출액은 2021년 매 분기별로 23.5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습니다.(1Q 19조 원→2Q 22.7조 원→3Q 26.4조 원→4Q 26조 원)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다운 사이클로 접어들던 2022년에도 삼성전자 DS부문의 분기별 평균 매출액은 24.6조 원 수준이었습니다.(1Q 26.9조 원→2Q 28.5조 원→3Q 23조 원→4Q 20.1조 원)
올해 1분기에는 DS부문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인 13.7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도체 시장 침체가 가장 심화된 시기입니다. 다행히 다음 분기부터 소폭이지만 회복세를 보이면서 DS부문 매출액은 2분기 14.7조 원, 3분기 16.4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반도체 호황기에 비해서는 10조 원 이상 덜 벌고 있지만 그래도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입니다.
실적을 이익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규모 적자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DS부문의 영업적자는 1분기에 4.6조 원, 2분기에는 4.4조 원, 3분기에는 3.7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잘 나가던 시절에는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겼지만 지금은 단기간 내에 흑자전환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다가오는 4분기 실적에서도 DS부문의 영업손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합니다.
Q. 내년 DS부문 실적은 호황기 수준을 기대할 수 있을까.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삼성전자의 DS부문 매출액 중 평균적으로 70% 이상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재고 소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촉발된 유래없는 IT제품 수요 감소는 디램(DRAM)과 낸드(NAND) 공급사와 고객사에게 엄청난 재고를 안겨줬습니다. 이렇게 쌓인 재고는 아직까지 소진되지 못한 채 IT 수요가 되살아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호황기 수준은 아니더라도 DS부문의 영업 흑자전환은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기존 전방시장인 모바일, PC, 서버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