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우려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다만 성장세가 둔화된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전략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애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 '아이폰의 힘' 2022년 4분기 이후 첫 매출 성장
지난 1일(현지시간) 애플은 2023년 4분기 매출액(회계연도 1분기)이 전년대비 2% 늘어난 1195.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매출이 전분기대비 성장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애플의 4분기 주당순이익(EPS)는 2.1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증권업계가 예측한 애플의 EPS인 2.1달러를 4% 가량 상회했습니다.
지역별로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전년대비 2.3%, 유럽은 9.8% 매출액이 성장했습니다.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시장인 인도에서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애플의 매출액이 역성장한 지역도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8억 달러로 집계되며, 전년대비 13% 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아이폰 등 외산폰 사용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실적을 두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는 총 13주로 전년도 14주보다 한 주가 적었다. 이를 고려하면 애플의 성장률은 실질적으로 더 빠르게 가속하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하면 신흥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율을 보였고 그 시장에서 아이폰은 잘 팔리고 있다" 설명했습니다.
◆ 아이폰 매출액 컨센서스 상회…신흥시장 진출에 ASP 하락
팀 쿡의 말처럼, 애플의 '깜짝 실적'을 이끈 주인공은 역시나 아이폰입니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59.1%, 전년대비 6% 성장한 697.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아이폰 매출액의 시장 전망치는 679.6억 달러였습니다. 팀 쿡 CEO는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강세와 아이폰15 판매량 성장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애플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남미, 서유럽, 중동, 한국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아이폰의 판매 단가가 낮아지는 점은 문제로 꼽힙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출하 기준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는 866달러로 전년대비 5.1% 감소했습니다. 이는 아이폰15 시리즈의 출시에도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인해 전년 대비 감소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폰 외에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11.3% 늘어난 231.2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서비스 유료 구독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하며, 전년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서비스 부문의 매출총마진은 72.8%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이 포함된 웨어러블 및 액세사리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11.3% 감소한 119.5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 외에 아이패드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5.3% 줄어든 70.2억 달러, 맥의 매출액은 0.6% 증가한 77.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